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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2009/08/31 11:12
 




딱 까놓고 권지용이라는 사람이 논란이 되고 있는 원곡들을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면 아무 문제가 없다. 하지만 위의 곡들은 지나치게 유명한 곡들이다. 아이돌 그룹의 리더로서 수년간 음악 공부랍시고 많은 곡들을 듣고 또 듣고 했었을 권지용이라는 사람이 저 곡들을 전혀 들어본 적도 없이 순수하게 자기 머릿속의 영감으로 만들었다고 하는 것은 전혀 말이 되지 않는다.

지드래곤 자신이 작곡가라는 점, 딴따라 아이돌이 아닌 아티스트로서 불리우길 바란다는 것을 청소년들에게 강하게 어필하는 사람이기에, 위 세곡의 표절 논란은 정말 범죄수준이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요새는 적당히 샘플링이니 오마주니 하면서 인상적인 후크의 사용에 대해서는 다들 눈감아주는 분위기다. 하지만 권지용의 저 곡들은 그렇게 눈감아줄 성질의 것이 안된다고 생각한다. 예전에 트래비스는 Writing to reach you라는 곡의 도입부를 대놓고 오아시스의 명곡 Wonderwall에서 따왔다. 그리고 당당히 원더월이 너무 좋아서, 그 부분이 너무 좋아서 그랬다고 말했다. 그리고 도입부의 그 기타 멜로디를 가지고 정말 완전히 다르고 새롭고 좋은 곡을 만들어냈다.

무조건 비슷해서 표절이라고 욕하는 것이 아니다. 왜 그 멜로디를 따라했고 그래서 뭘 만들어냈는지가 관건이다.


솔직히 최근에 발표되는 우리나라 가요들 중에서 표절 논란에서 자유로운 곡이 과연 몇 개나 될까? 따져보면 어디서 안 들어본 곡 찾는 것이 더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다른 가수의 노래를 따오는 건 오히려 양반이려나? 노라조는 자신들의 이전 히트곡을 약간 변형하여 거의 유사한 곡을 열심히 부르고 있다. 

그냥...... 그저...... 먹고 살기 힘들다고 하는게 안쓰러울 따름이다.


팬의 입장에서는 표절 곡이라도 내가 들어서 좋으면 그만이라고 생각할수도 있다. 물론 이미 만들어진 걸 새롭게 해석해서 더 좋은 곡이 될수도 있다. 하지만 문제는 '순수하지 못한  창작'에 대중들이 놀아나고 있다는 점이다. 표절곡 만든 사람들은 여기서 따라하고 저기서 따라하고 어쨌든 짜집기 잘하고 포장 잘하는 것도 능력이라고 생각하면서 돈 들어오는 소리에 입이 헤벌쭉 벌어져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비주얼만 삐까뻔쩍한 젊은 아이는 나는 작곡을 하는 실력있는 음악인이에요 라고 자아도취에 빠져있고, 그의 팬들은 모두 그 말을 믿고 음반을 구입한다. 그 음반은 음악만으로는 팬들이 느껴야하는 특별함을 채워주지 못하기에 음반 역시 화려하고 특이한 비주얼을 강조한다. 

말 그대로 돈이 되는 것만 만들면 된다는 비열한 인간들에게 놀아나는 것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좋은 곡을 만들려다 보니까? 어떻게 하다보니? 그런 핑계는 거짓말이다. 그냥 돈 좀 많이 땡기고 싶었을 뿐이다.

매주 일요일의 개그 콘서트에서는 왕비호의 까임을 감수하면서도 가수들은 일부러 방청객을 자청한다. 자기들 노래가 어떤 노래랑 비슷하다는 아주 낯부끄러운 지적을 당하면서도, 그런 식으로라도 홍보만 할 수 있다면 거리낄 것 없다는 아주 뻔뻔한 노이즈 마케팅을 펼친다. 그런데 요새는 표절 논란이 그다지 흠도 되지 않는 분위기라서 노이즈가 그다지 생기지도 않는 것 같다.

그리고 많은 음반 기획사들은 표절 논란이 벌어지면 원작자의 판단에 맡긴다고 말한다. 사실 그것은 순수한 음악적인 판단이 아니다. 음반 제작사 쪽은 금전을 이용한 뒷거래와 적당한 입막음으로 유리한 판단을 이끌어낸다. 이승철의 <소리쳐>같은 곡을 보면 참 썩소가 절로나온다. 그걸 근거로 표절이 아니라고 말하면서 그 노래를 정당하게 만들어주는 것은 참 비겁하다.

아무튼 나는 아이돌 그룹 일색의 가요계가 너무 짜증나고 대형 기획사 역시 역겹게 생각한다. 그러므로 위의 지드래곤 표절 논란이 된 유명곡의 작곡자들은 강하게 금전적인 공격을 가했으면 좋겠다는 게 개인적인 바람이다. 내버려두니까, 들어주니까, 사주니까 안이한 음악만 만드는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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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R8
축제2009/08/05 00:38


지난 7월 24, 25, 26일 3일 동안 경기도 이천시의 지산 포레스트 리조트에서 락 페스티벌이 있었다.

처음으로 열리는 행사였기에 걱정하는 이들도 많았다고 하지만 나는 굉장한 기대도 없이 그냥 당연히 '좋을 것' '재미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티켓을 예매하고 캠핑을 준비했다. 

지산 리조트에서, '지산 밸리 락 페스티벌'이라는 이름은 처음이지만 공연 기획사는 예전 펜타포트를 준비했던 곳이고, 그런만큼 이름이 갖는 오리지날리티같은 게 확립된 단계가 아닐테니 뭐 그냥 공연을 즐기는 것만 생각하는 것이 관객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한 게 아닐까 싶었다.

내가 캠핑을 한다고 하니 '모기가 많아서, 샤워하기 불편해서, 비가 오면 곤란해서' 등등의 잡다한 이유를 핑계삼아 고된 여정이 될 것이라 지레 겁먹는 이들에게도 역시 천진한 웃음을 던지며 '뭐 어때 재밌잖아? 산이니까 공기도 맑고 좋지 않아? 라고 쿨한 태도를 보였다.

결론은 역시 캠핑은 나쁘지 않다. 약간 늦게 도착해서 가장 깊숙한 구역에 자리를 잡았는 데, 그 덕에 캠핑하는 사람들 외에는 출입이 없어서 전혀 소란하지도 않고 깔끔하게 3일을 보낼 수 있었다. 샤워장은 냉수만 나오는 점이 두려웠지만 막상 냉수 샤워도 몇 번 하다보면 익숙해지고 오히려 중독되는 느낌마저 들었다. 찬물에 몸을 씻긴 후 내 몸에서 올라오는 온기가 어찌나 따스하던지...... 캠핑장은 땅을 약간 조급하게 다져놓은 느낌은 있었지만 대체로 평평했고 돌이 좀 많은 점을 빼면 괜찮았다. 자다가 돌에 등이 약간 배겨서 잔디밭이 조금 부럽기도 했다.

우리 텐트 바로 옆에서 스탭들이 앉아있었는데 아침마다 그들이 떠들어서 조금 일찍 깨버렸다. 8시도 안되서 매일 기상했다. 흑...... 그래도 덕분에 하루를 길게 보낼 수 있었다.
어린 친구들의 약간 지루한 목소리에 실린 서글픈 수다, 특히 춥고 배고프고 졸리다고 투덜대던 전라도 말씨의 한 청년이 기억에 남는다. 마지막 날 아침엔 우리 두고 다 간거냐, 밥도 안주냐고 걱정하던 그 목소리에 남았던 씨레이션 하나랑 콜라를 줄 수 밖에 없었다.

첫째날 밤에는 어떤 외국애가 캠핑존에서 네버엔딩송을 부르며 시끄럽게 지나가자 어떤 텐트 안에서 들려왔던 말. "너 그거 니네 나라 욕맥이는거야 이새끼야" 그래도 꽤나 유쾌하게 킬킬거리면서 평소와는 다른 속도로 잠에 빠져들어서 나는 한없이 기뻤다. 재작년에 펜타포트에 갔을 때 밤새 수다떠는 이웃 텐트의 다수의 사내놈들 때문에 잠들지 못했던 괴로움을 생각하면, 고작 2년이라는 세월 동안 내가 이렇게 늙어버렸는가에 대해 새삼 절감하기도 했지만.


내게 걱정이 있었다면 단지 음식물에 대한 것 뿐이었다. 사흘 동안 먹을 거 많이 싸가야 되는데, 술과 음식물 반입 금지라는 데 이게 말이 돼? 술 많이 가져가야 되는데, 과일도 사가야 되는데, 커피도 좀 마셔야 하는데...... 하는 것들 뿐이었다. 

푸드 존에서 파는 음식물은 값도 비싸고 질도 나쁠 것이 분명하다는 내 짐작은 틀리지 않았다. 덕분에 취사 금지라는 우려에 잔뜩 준비해간 씨레이션은 제법 쓸모가 있었다. 생각보다 짐을 검사한다던가 순찰을 돈다던가 하는 것들이 없었기에 준비만했다면 라면 정도는 충분히 끓일 수 있었을 것 같다.

하지만 우리는 3일내내 준비해간 씨레이션을 먹어 치우고 자리에 흔적을 남기지 않고 일어났다. 푸드존에서는 다코야키(3천원) 1번, 닭강정(1만원) 1번, 팥빙수(5천원) 1번, 맥주(3천원) 1번, 커피(3천원) 1번만 구입하여 사먹었다. 두 번인가 더 사먹으려는 시도는 해봤는데 줄이 너무 길었고, 또 그 줄에 서있는데 재료가 동났다고 사먹지 못하는 불상사가 생겨서 본의 아니게 지출이 적었다.

공연 둘째날 오전에는 이천 시내에 나갔다. 이천 시내까지는 시내버스를 이용했다.  터미널 근처에서 내려서 시민에게 농협 하나로 마트의 위치를 물으니 매우 친절하게 알려주셨다. 식사로 이천 쌀밥을 먹고자 했으나 식당들이 여의치 않아 농협 건너편에 있던 '감미옥'에서 장장 1시간에 걸쳐 설렁탕과 돌솥밥을 느긋하게 먹어치웠다. 농협에 들러 과일과 오이와 우유 따위의 요기거리를 약간 구입해서 다시 공연장으로 돌아왔다. 덕분에 이틀 동안은 배가 출출하면 천도 복숭아를 하나씩 먹을 수 있었고, 죠리퐁에 우유도 말아먹는 호사까지 누렸다.
 
다시 버스를 타러 가는 길에 찐 옥수수를 파는 가게가 있길래 3개에 2천원짜리를 한 봉지 샀다. 5개 들은건 3천원 밖에 안했다. 다시 공연장으로 돌아오는 버스는 터미널에서 탔는 데 운이 좋았던지 버스 시간도 딱 맞았다.

많이 걱정했던 술은 화장실 가는 것이 귀찮아서 그닥 마시지 않았다. 공연 전날인가 텔레비전에서 보았던 위기탈출 넘버원에서 더운 날씨에 마시는 맥주는 체온을 높인다는 이야기에 왠지 더워져서 맥주에 손이 가지 않은 것도 큰 이유이다. 하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알콜이 없어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성숙한 문화인이 바로 나라는 사실이다. 하하하하하하.

마지막 날 밤에는 챙겨갔던 발렌타인을 씨레이션과 함께 먹었다.

지산에서 본 연예인은, 김윤아, 소이, 김재욱 세 명이었다. 김윤아는 안 좋아하기 때문에 예쁜 용모가 고까워보였고, 소이는 의외로 맑고 깨끗한 피부에 텔레비전에서 봤던 것보다 이목구비가 자연스럽게 예쁜 얼굴이었다. 그리고 김재욱은 그냥 괜찮다는 생각은 했는 데 실물은 우와우 엄청났다. 긴 기럭지, 튼실한 허벅지랄까. 입었던 옷이 좀 멋졌다. 상의 탈의한 채 재킷만 걸쳤고 검정에 뭔가 은색이 번쩍댔던 바지를 입었는 데 뭐 그냥 멋지구나 싶었다. 나보다도 옆에 있던 남자친구가 더 멋지다고 좋아라했다. 쩝! 부러우면 지는 것 같아서 몇 번 쳐다보다가 술 먹다가 들어가서 잤다.

아 그리고 인상 깊었던 그녀가 있다. 마지막 날 밤에 푸드존의 <비행술>이라는 가게에서 계속 춤추던 그녀가 있었다. 섹시함이나 아름다움과는 거리가 먼 막춤의 향연이었는 데 동작에 엣지가 살아있고 좌중을 압도하며 사람들을 끌어들여 같이 춤추게 만드는 무언가가 있는 굉장한 여자였다. 나도 자칫하다간 그녀에게 자석처럼 달라붙을 것만 같았지만 행색이 남루하고 몸에 습기가 달라붙어 무거운 터라 그저 바라보며 입벌리고 좋아라했다.

그녀를 만나려면 클럽 어디로 가야하나요......




공연장에 오후 1시에 도착했던 우리 일행이 첫째날 본 첫 공연은 애석하게도 Fall Out Boy였다. 지인에게 약간 싸게 티켓을 넘겨 받기로 했는데 티켓 줄 사람이 2시반이나 되어 도착하였고, 텐트를 대여받기 위해 2시간은 족히 기다려야만 했다. 그래서 텐트 빌리려고 기다리면서 커먼 그라운드 지나갔고 텐트 치는 동안 지미 잇 월드가 공연 다~ 하고 무대에서 내려갔다.


스타세일러의 공연은 정말 좋았다. 밤과 달빛과 바람과 어우러지던 최고의 목소리.



아 기 다 리 고 기 다 리 던 위저의 무대이다. 분무기로 뿌리는 듯한 비가 내렸지만 모두들 개의치 않고 신나게 놀았다. 개인적으로 Budy holy, Say it ain't so, My name is jonas 이 세곡만 들으면 여한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다 들어서 기뻤다. 위저도 한국 또 올 거 같다.
리버스가 정말 한국말을 제대로 배웠는지 예의상 하는 '감사합니다'를 초월하는 어마어마한 한국어를 쏟아냈다.

더군다나 신기했던 것은 우리가 위저와 함께 대한민국을 외치고, 오! 필승 코리아를 불러야만 했다는 사실이다.

재미있게도 공연 당일 버스에서 남자친구랑 대화하다가 우연히 2002년 월드컵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요지는 그거였다. 2002년에 한국인이 보여줬던 응원의 열기와 결속력은 사회학적으로 큰 의미가 있는 현상이다. 그런데 리버스도 그 부분에 뻑이 갔었나보다. 우리에겐 약간 까마득한 느낌마저 있는 2002년 대한민국을 갑작스럽고도 자연스럽게 재연 시켜버렸다. 결국 우리는 박수와 함께 '대~한 민국!'을 외치고 '오! 필승 코리아'마저 불러야만 했다. 어떡하냐 위저가 좋다고 신나서 시키는데...... 거기에다가 파파파포커페이스 파파퐈포커페이스 ㅋㅋㅋㅋㅋㅋㅋ

아우...... 재밌고 신나면서도 뭔가 당한 느낌? 이러려고 한국 온거냐? 하는 얄궂은 기분이 들었다. 어쨌든 서양인들에게 2002년의 한국은 엄청난 임팩트로 느껴졌나보다. 2009년 한국을 생각하니 좀 씁쓸하다. 신기루 같은 느낌이 든다.






둘째날 아침의 하늘이다. 밤새 비가 쏟아부었지만 스키장이라 그런지 배수가 잘 되어서 전혀 진창이 되지 않았다. 엄청나게 상쾌하고 기분 좋은 장소다. 텐트가 약간 무거워졌지만 잠자리에는 별 문제 없었다. 너무 예쁜 파란 하늘에 기쁜 마음이었는데 뒤를 돌았더니 이랬다.



뿌옇다. 구름이 아주 빠른 속도로 이동하는 데 뿌연 곳과 파란 곳이 극명하게 차이가 나는 것이 매우 신기했다. 기상 현상이 지나치게 국지적으로 일어나서 이건 뭐 옷을 어떻게 입어야 할 지 우산을 들어야 할 지 조금 감당하기 힘들었다.



빅탑 스테이지의 조명탑. 남자친구가 로보트 눈깔 같다고 마음에 들어했다. 잔디밭에서 이렇게 공연 볼 수 있다는 거, 개인적으로 정말 기쁘고 행복하다고 느꼈다.

 

인물이 없는 사진은 이것이 전부이다. 사실 사진을 50장도 안 찍었다. 뭐 했는지 모르게 3일이 후딱 지나가버렸다.

내 기대처럼 느긋하고 편안하게 3일을 보내기에는 괜찮은 환경이었지만 약간의 조급한 마음과 체력 저하로 인해 정신적으로 피로가 격하게 밀려와서 조금 힘들었다. 남자친구랑 매일 한 번씩 싸웠던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집으로 돌아오는 날까지도 인상을 구긴 채였다. 그날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은 월요일 오전에 공연장에서 보정역까지 가는 셔틀이 없었기 때문이다. 아니, 없다면 제대로 안내가 있어야 되는 데 셔틀 타는 사람들에게 시간 안내, 장소 안내가 무척 미흡했다. 이 점은 주최측에서 반드시 시정해주어야 할 문제이다. 내년에도 또 같은 장소에서 같은 행사를 연다면 말이다.


기타 나의 불만 사항들.


첫번째, 서치 라이트.

밤이 되면 행사장 곳곳에서 조명을 쏘아댔는 데 이건 온 산이 하얗게 보일 지경이었다. 노는 사람들에게 들뜬 분위기를 만들어주기 위해서 조명의 역할이 큰 것은 사실이지만 굳이 산 전체에 구석구석 무슨 탈주범 쫓는 것도 아닌 데 서치 라이트를 쏘아대는 것은 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산 리조트에는 공연을 즐기는 사람의 수만큼의 수많은 생명들이 있을테니 말이다.

두번째, 주차장.

뚜벅이들은 공연장까지 셔틀 버스나 시내버스를 이용했다. 교통편은 나쁘지 않은 편이다. 나는 내가 사는 동네에서 좌석버스를 타고 30분 정도 걸려 서현역에 내린 다음 전철로 환승하여 보정역까지 갔다. 다시 거기서 지산리조트까지 운행하는 셔틀 버스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었다. 편도 1700원의 저렴한 교통비가 소요되었다. 하지만 셔틀 버스는 공연장 매표소 앞에 내려주지 않는다. 셔틀에서 내려서 빠른 걸음으로 10분 이상 걸어야 매표소가 나온다. 그리고 또 리조트 안으로 한참을 걸어올라간다. 걷기에 무리가 있는 거리는 아니다. 하지만 문제는 자동차 이용자는 뚜벅이들이 버스를 내리는 곳보다 더 안쪽으로 진입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걷는 사람이 많아도 안내 요원들은 사람보다 차를 위주로 길잡이 노릇을 하고 있다. 셋째날에는 검은 옷을 입은 안전 요원들이 공연장으로 들어가는 사람들이 술이나 음식물을 가지고 있는지 가방까지 검사했는데 자동차에 앉아있는 사람들은 그런 절차 없이 그냥 통과다. 결국 자동차 이용자가 더 큰 자유를 누리는 것이 당연해진다.

이것은 잘못되었다. 적어도 녹색이라는 말을 붙인 행사라면 자동차 이용자가 더 편리할 수 있다는 것은 불합리하다. 아무리 카풀을 하고 정원을 꽉 채운 차라 하여도 말이다.

세번째, 분리수거.

쓰레기 처리는 정말 엉망이었다. 지산 리조트에 원래 구비된 쓰레기통이 아니라 행사 본부에서 자체적으로 타는 쓰레기, 유리, 플라스틱의 구분은 할 수 있게 쓰레기통을 마련해야 마땅하다. 집으로 돌아가는 월요일 아침의 쓰레기로 뒤덮인 곳곳의 풍경이 아직도 끔찍하게 기억된다. 이러니까... 이나라가... 그런 꼰대같은 말이 혀에서 간질간질했다.


네번째, 불꽃놀이.

축제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폭죽. 언제부턴가 한국의 대형 행사들을 수놓는 불꽃 놀이들은 그 규모도 크고 엄청나게 화려하고 멋있어졌다. 이번 지산에서의 불꽃 역시 화려했다. 하지만 내눈엔 별로 아름답지는 않았다. 그 불꽃들은 검푸른 빛의 어두은 능선들 위에서 뿜어졌기 때문이다. 불똥과 연기는 산 능선을 타고 흘렀고 그 소리는 온 산을 꽝꽝 울렸다. 사람들은 깜깜한 밤에도 불을 밝혀 놀 수 있지만 산짐승들은 다르다. 우리에겐 고작 3일이고 한 번뿐인 불꽃놀이지만 그 3일과 몇 분이 산속의 것들에게 어떤 일을 겪게 할 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다. 조금 흥이 깨지더라도 폭죽 터뜨리기는 좀 자제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애시당초 산속에서 커다란 소리를 울리고 불을 밝히고, 땅을 다져 텐트를 치는 일 모두가 자연에는 해롭다. 하지만 최소한으로 만들려는 노력 정도는 상식적인 생각으로 해봤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정말 크게 남는다.


개인적으로 일본에서 봤던 음악 페스티벌 행사장의 풍경들과 견주어 봤을 때 우리나라의 모습은 확실히 활기있고 생기가 넘친다. 모두다 들떠있고 즐겁다. 그러니까 리암이 죽을 때까지 우리 보러 온댄다. 하지만 그저 나사 풀린 채로 헤롱대는 모습으로 막장으로 치닫는 게 당연하다는 생각은 크게 잘못된 문화다. 항상 생각하지만 마음대로 되는대로 하는 게 자유는 아니고, 모두가 자유를 느끼는 상황이 꼭 평화로운 것도 아니다. 누군가의 자유는 누군가의 자유를 해치는 것이 될수도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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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봄의 어느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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